'이명박은 감옥으로’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난무
전철연 개입으로 인한 사태 악화에 대한 책임은 없고 정부에게 일방적 책임 전가
책임은 지지 않고 보상만 요구해서는 사태 해결 어려워


지난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위한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렸다.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가 주도한 이번 행사는 지난 14일 수원에서부터 시작해 2주간 전국 16개 도시를 돌며 진행했던 촛불집회를 마무리 짓는 자리로 약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정부 당국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유가족에 대한 사고와 함께 진압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운찬 총리후보자가 약속을 제대로 지킬 것을 촉구했다.

정 총리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총리에 임명될 경우 가장 먼저 유족들과 만나 용산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여기 오기 전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추석이 다가오는데 고인들의 시신을 냉동고에 내버려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정 후보자가 현장을 방문해서 유가족들과 사진이나 찍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상황이 풀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정권이 진정성을 가지고 유가족들에게 사죄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 난무해

그러나 이날 행사는 용산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기보다는 정부를 향한 자극적인 비난들이 이어졌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부부싸움을 해도 경찰이 나서서 해결하고자 하는데, 어찌 용산문제를 대통령과 정부는 해결하지 않으려 하느냐”고 했다. 이어서 “지금의 서민정책은 밥 사준다고해서 많이 먹었더니 오히려 돈 내라고 하는 행위”라며 현 정부의 서민정책을 폄하했다.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에서 준비한 문선 공연에서는 '구속자들은 집으로 이명박은 감옥으로’라고 구호를 외쳤고, '오히려 이명박은 감옥에 가는 것이 호사로울 수 있으나 그래도 우선 감옥부터 보내보자’며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행사 중간에 용산참사 희생자 5인을 위로하는 진혼제를 진행했다. 또한 풍등 30여개에 소원을 적어 날리는 퍼포먼스로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풍등 날리기 퍼포먼스 도중 6시 30분경 경찰 측이 '당초 6시까지 집회신고가 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집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면 안된다’고 방송하자 행사 참여자들은 야유를 보내며 “야간집회 금지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는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기도 했다.

전철연 개입으로 사태를 악화시킨 것에 대한 언급은 없어

용산 재개발 문제는 세입자 890명 중 763명의 보상이 완료되고, 철거도 80%가 이뤄진 후 일부 상인과 주거 세입자 100여명이 2007년 노무현 정권시절부터 보상비에 반발해 시위를 해오면서 발생했다. 게다가 과격시위방식으로 유명한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이 개입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결국 철거민들이 망루에 옮겨놓은 시너와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났고, 결국 세입자 2명, 전철연 3명, 경찰 1명이 목숨을 잃게 되었다.

철거민 유족과 범대위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과와 서울시가 재개발조합과 용산구청에 대해 감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철거민에게 임시 상가 등을 줄 것과 유족·부상자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책임을 서울시와 정부의 책임으로만 전가시킬 수는 없다. 우선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법적인 근거가 마땅치 않다. 특히 사망자 5명 중 3명이 용산 주민이 아닌, 전철연 소속 외지인인 데다 사망자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등 불법 행위를 벌인 혐의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정부에게 일방적 책임을 전가시키며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용산사태를 재개발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찾는 계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문동욱 / 객원기자


 

     
Posted by 자유기업원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다녀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우리 사회의 분열이 초래되지 않길

차분하고 진지했다. 근조 배지를 달고 국화꽃을 든 시민들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길게 늘어져 차례를 기다렸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2시, 그럼에도 줄은 줄어들지 않았다. 노란색 천막 안으로 마련된 분향소에서는 고인의 영정 앞으로 헌화와 절이 계속됐다. 주변에서는 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이 방송됐고, 유서내용이 적힌 대자보가 나붙었으며, 넋을 기리는 시민들의 글 자취들이 천에 담겨 흩날렸다. 5월 25일 덕수궁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의 모습이다.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사진은 서울에 마련된 덕수궁 앞 분향소 모습

한국 현대사의 슬픈 역사가 또 한 번 쓰였다. 지난 토요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는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에 빠지게 했다.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며 뉴스를 연신 훑던 사람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던 그가 투신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영욕의 삶을 마감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기에 안타까움은 더하기만 하다.

오늘 찾은 서울 분향소에서는 그의 마지막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학생, 회사원, 주부, 어르신들까지 옷을 잘 갖춰입지 못했어도 나눠준 근조 배지를 가슴에 차고, 영정 앞까지 가는 길은 엄숙하기만 했다. 우려하던 전경과의 대치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님 편히 쉬세요. 대통령님의 꿈은 이제 산자의 꿈입니다’, '편히 쉬세요. 안녕히 가세요’, '힘들게 외롭게 보내드려 죄송합니다’ 등 국민들이 남긴 메모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는 지 잘 보여준다.


분향소 앞에는 조문을 하려는 수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변에선 조문객이 남긴 글띠가 흩날렸고, 노 전 대통령의 사진과 유언들이 붙혀져 이목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 고통을 전부 이해할 길은 없다. 다만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었던 유언만이 그의 심적 상황을 헤아리게 한다. 최근 들어 잇따라 터진 측근과 형, 부인, 아들 등 가족들의 비리연루는 그에게 치명적인 상처와 자존심의 저해를 가져다주었을 것이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도덕성이 무너지면서 모멸감을 견디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기에, 그가 죽음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산 자들의 일은 무엇보다도 차분한 애도와 이후 사회적 안정을 위한 노력이다. 많은 국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사회적으로 큰 혼란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빈소 주변에서는 그러한 분열과 반목의 기미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듯하다. 일부 노사모 회원 등에 의해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팽개쳐졌고, 이회창 총재 등 몇몇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도 저지당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앞에 충격과 비탄에 빠진 지지자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하는 것조차 막는 것은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특히 현 정치인들이 앞장서 고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모습은 매우 올바르지 못한 처사다. 김두관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너무 잔인하다”고 비난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 (당신이) 원했던 결과가 이건가”라며 “사실상 정치적 타살”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어떤 사람이건 고인의 죽음 앞에 가책과 슬픔이 없겠는가. 이는 생전에 노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치인이었어도 마찬가지다. 한 생명의 엄숙한 죽음 앞에서 반목을 부추기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습은 고인의 생명마저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무례해 보인다. 이는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던 고인의 유언과도 배치된다.

깨끗한 지도자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스스로 용납하지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제 전 국민의 진정 어린 애도 속에 차분하게 노 전 대통령을 보내야 할 때가 왔다. 고인의 장례식은 유가족과의 합의에 따라 7일간의 국민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29일이다. 남은 5일 동안 한국 현대사를 폭풍처럼 살아간 그의 행적을 기리자. 그리고 이 때 만큼은 반목과 갈등, 불신과 비난 모두 내려놓고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최대의 예우로 경건한 념(念)을 표하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Posted by 자유기업원